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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내 글투의 원형은.
    2009/09/21 09:03

    모든 것의 발단은 PC통신이었다.

    내가 왜 국조동과 홍미동을 기웃거렸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PC통신 여기저기에 허망한 로맨스를 찾으러, 또는 시비를 걸러 다녔지만.

    국조동과 홍미동을 기웃거린 건 그냥 우연이었다.

    지금의 글쓰기는 답답한 터미널 창에 적합한 글쓰기 버릇의 산물이다.

    한 줄 띄우기.
    또는, 문장 자르기.

    PC통신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윗 줄과 아랫줄의 길이가 비슷하면 그 집합은 예쁘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줄과 줄은 들쭉날쭉 쓰자는 지침을 지금도 지키는 편이다.

    시간은 흘러흘러. 익게에 가상의 지지리 병신 로맨스를 게시하기 시작했다.
    마침표를 찍기 시작한 것은 시를 읽고 나서.
    그리고.익명.게시판.에서.문체.를.감추기.위해.서.였다.

    .
    .
    .


    어느날 금누리 교수에 대해서 알게 된다.
    마침 예술 계통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된 시절이다.

    아이스자이트,명월관,황금투구등에 대해 듣고. (듣기만 했을 뿐이다)
    홍대 구석에서 술과 청춘, 청춘은 뻥이고 그냥 나태한 청춘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
    .
    .

    금누리 교수의 글은 독특한 마력이 있었다.
    마침표와 마침표.

    때로는 그냥 의미없이 던진 문장 하나 조차도 묘한 선문답적 해석의 여지를 던진다.
    이후로 나는, 금누리 교수의 문체를 더욱 흉내내기 시작했다.


    .
    .
    .


    익게에 팬이 한 둘 생기고. 으쓱했던 공명심에 쪽팔림을 느낄즈음.
    PC통신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잡문이라 여긴 글을 하나하나 지우고.
    이제는 모든 것을 미화시킨 추억으로 기억하는데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시절이 왔지만.
    삭제된 청춘.에.대해서는.아쉬움.이.조금.남는.다.



    나는 지금도 가끔, 금누리 교수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본다.


    http://gumnuri.kookmin.ac.kr/



    고맙네.돤.

    dawnsea
    2009/09/21 09:03 2009/09/21 09:03
    tag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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